공부를 좀 더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글이라 생각 되지 않을 정도로 정돈되고 잘 쓴 글이네요
그러나 무언가 너무 현실 타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역시 이공계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황교수님의 연구가 이번일로 중단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일단 많은 분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가 과연 작은 거짓이 큰진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가 하는 점입니다. 파악된 작은 거짓이 그 속에 묻혀 있는 진실을 왜곡하고 폄훼하고 그 빛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법규정이 문제가 아닙니다. 법규정을 들어서 위법이냐 합법이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우리나라 학계에 만연한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 철학의 빈곤, 윤리의식의 부재가 이번 문제의 중심입니다. 피디수첩이 양심의 대변자라고 까지 평가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적어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기자로서의 의무는 다 한 것입니다. 또한 제기하신 피디수첩의 선량함에 대한 논의는 이번 문제와는 상관없는 논점 일탈의 오류 입니다. 그들은 적어도 그들이 수거한 사실에 근거해서 방송했고 방송 편집상의 미묘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그들이 거짓된, 혹은 조작된 사실을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인간사에서 작은 거짓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식의 논리는 참으로 학생이라 보기 힘든 논리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모두다 작은 거짓과 기만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작은 거짓과 기만들이 사회의 전체적인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선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회에서 만연한 거짓들은 당연하다고 어린 학생들부터 교육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그 사회는 결코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죽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 사회가 경직되고 결과 지상주의로 흘러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정의 정당함 보다는 결과의 정당함이 더욱 앞서는 사회가 되어 가다 보니 말입니다.

국익에 대한 비판 없는 의식에도 상당한 오류가 보입니다. 글 쓰신 분께서 언급하는 국익이라는 것은 자본에 의한 자본으로 평가되는 국익, 즉 삶의 질과 사회의 건강함 등 과는 상관이 없는 편협하고 지엽적인 국익만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과연 국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국익이라는 이름 앞에서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산업재해에 살인적인 노동에 무자비로 노출 되면서 일해왔었고, 국익이라는 이름 앞에 피로서 권력을 강탈한 자들에게 민주주의마저 잃었으며, 국익이라는 이름 앞에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어 외국자본앞에 내다 바쳤고, 국익이란 이름앞에 명백한 침략전쟁에 참전을 해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국익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국익이 된다면 작은 거짓은 덮어두어야 한다는 논리가 참으로 위험하게 보입니다. 아무리 비불외곡한 민족의식이라지만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보편적인 양심과 윤리마저도 뛰어 넘는 민족의식이란 너무나 위험하고 두려운것임을 인류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파시즘과 나치즘을 경계하고 일본의 제국주의 의식도 경계하는 것입니다.

저는 공대석사학위출신에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 보면 저보다 더욱더 계산적이고 비즈니스에 능통한 분으로 착각 할 정도로 현실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지분논란이비즈니스적인 계산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라면 과연 황교수가 말한 그 조국은 어떤 의미일까요? 다분히 민족주의자들을 흥분시키고도 남을 만한 말들을 남발하면서 정작 비즈니스적인 계산으로 지분을 나누었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지 더 이상 민족, 국가의 일은 아닙니다. 한국인이 가져갈 지분이라는 착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병원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은 그것은 그 개인에 귀속되는 것이지 국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닌 것 처럼 말입니다. 물론 노력한 만큼 개인이 가져가야 할 보상에 대해서 이의 제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것처럼 노원장과 황교수의 지분이 마치 민족전체의 지분인 것 처럼 확대해석 하시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또한 그 지분논란은 미즈메디 병원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중요자원을 지원해준 데에 대한 보상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입니다.

학생이라고 보기 힘든 글쓴이의 현실적 감각에 저는 정말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것이 과연 얼마나 정확한가 보다는 현실의 비정함에 대한 무조건 적인 신봉과 무비판적인 논리에 등골이 오싹해지기까지 합니다.
과연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번 문제가 현실감각과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없어서 일어난 해프닝일까요? 황우석교수를 둘러싼 미국과 한국간의 정치게임일까요?

제가 볼 때 아직은 공부를 더 하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과연 자본주의란 무엇인지, 미국의 자본이란 무엇인지, 미국은 왜 거대 자본주의 국가가 될수 밖에 없었는지, 자본과 정치와의 상관관계는 무엇인지, 자본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의 현상을 바라볼 때 어떤 철학과 논리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공부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