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여성이주노동자 성추행과 학대현장

[앵커멘트] ‘현장24’, 오늘은 농촌 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학대 문제를 고발합니다. 정식으로 농축산업 비자를 받고 입국한 근로자만 이미 7,000명을 헤아리지만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성추행과 혹사, 임금 체불, 폭행 등 예전에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던 구태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1년 전 돈을 벌기 위해 경기도 농촌에서 일을 시작한 26살 태국 여성. 채소 하우스 주인이 계속 성관계를 강요하자 참다못해 지난 달 도망쳤습니다. [인터뷰:A 씨, 피해자 태국 여성] “다른 외국인 친구 자리 비우니까 사장님이 방에 들어와서 한번 같이 자자, 계속 그랬어요.” 또 다른 여성도 수시로 성추행에 시달린 끝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인터뷰:B 씨, 피해자 태국 여성] “일하고 있으면 와서 계속 만져요. 왔다 갔다 하면서 가슴도 만지고… 사장님 무서워요.” 하지만,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말이 서툴러 가해자가 증거를 내놓으라고 우기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녹취:농장주] “저 친구한테는 결백하지 못해요.” 22살 태국 청년이 부추 포장 기계를 쉴새없이 돌립니다. 새벽 6시에 시작된 일은 보통 밤 8시가 돼야 끝납니다. 이렇게 휴일도 없이 밤낮 일해도 임금은 계약된 90만 4,000원에서 한 푼도 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C 씨, 태국인 외국인 노동자] “한국인 일용직은 오후에 퇴근하지만 일 남으면 제가 다 해야해요.” 배추 밭에서 일하고 있는 캄보디아 여성 5명, 점심시간이 되자 겨우 한 번 허리를 폅니다. 일을 시작한지 7시간 만입니다. 이 가운데 밥을 먹는 사람은 3명. 나머지는 점심도 거른 채 컨테이너 숙소로 들어가 모자란 잠을 청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쉴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단 하루. 일부 농촌 주인들은 혹사를 못이겨 도망갈까봐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을 빼앗아 감시하기도 합니다. [녹취:농장주] “(외국인 등록증은?) 다 갖고 있어요. 첨에는 저도 여권 이런 거 뺐었었어요. 도망갈까봐…”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촌에서 밀려나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농촌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국내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7,700여 명. 이 가운데 정부가 파악한 불법 체류자만 1,000여 명에 이르고, 상당수가 혹사와 폭행 등을 이유로 도망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조해인, 의정부 외국인노동자센터] “노동자들도 자신의 상황이 불안한 걸 알아요. 그러다 보니 조건이 좋은 농장이나 아니면 조건이 더 좋은 공장으로 옮겨가길 원하는거죠.” 성추행과 혹사, 폭행, 예전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던 구태가 이제 농촌 지역 외국인 근로자에게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