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협상에서 한국은 북한의 협상대상이 아니다.

아고라는 거의 들여다 보지 않지만, 오늘 토론의 ‘국제’ 베스트 글 중에 ‘친미봉남’이라면서 ‘실용주의’라고 하는데, 겉만 보면 그럴 듯한 얘기지만 북의 외교관계를 오랫동안 되새겨보면 맞지 않는 얘기인 것 같다.  주로 미국을 대상으로 해서 난관을 타개해 나가는 전략일 뿐, 외교관계에서 말하는 무슨 ‘주의’까지는 아니란 것이다. 우선, 북에서 언제든지 적대상대이며 한반도에서 협상대상인 것은 미국이다. 그 이유인 즉,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에서 경제, 정치, 외교 모든 면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지 한국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 북한 김정일 정권을 상대로 직접 협상을 벌였다고 하지만, 그 협상이란 자리에서 이른바 민감한 사안을 한번이라도 거론한 적이 있는가? 협상내용은 거의 다 이산가족이나 경제협력 등 남북간의 인도적, 경제적 협력이 주 내용이었지, 결코 그들이 꺼리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협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이웃 일본의 경우에는, 진위논란은 있었지만 납북자 협상을 통해 메구미씨의 유골분을 보내기도 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그냥 한국전쟁 이후 생사가 불확실한 자에 대해 협력하자는 내용이 있었을 뿐, 최근의 탈북 국군포로처럼 아직도 생존해 있는 납북자, 국군포로에 대해서 아예 ‘협상’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둘째,  한국과 미국을 차례로 우호를 통해 자기 이득을 챙긴 것처럼 설명해서 ‘실용주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맞지 않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통해 협력하는 정권이 남한 여론의 반감을 일으키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 실천에 위반하는 핵실험을 통해 오히려 미국과 직접 협상을 나선다는 것은, 어차피 한국은 안중에 없고 돌파구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오래된 적대관계를 자극하여 한반도 정세는 제쳐두고 국제 정세에서의 자리만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셋째, 핵폐기 문제애서 한국의 소외를 이명박 정권의 부실한 대북정책 때문에 생긴 것이라 하는데, 말이 안된다. 지난 정권들에서도 핵페기에 대해서는 남북한 당사자들이 협상을 하지도 않았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도움을 주고 미국과 북한간의 양자협상문제로 계속 진행되어 온 것이다. 노무현 정권 시기에 벌어진 일임에도 미국을 겨냥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의하고 핵무기 등에 대해서 공개를 요구하지도 않았으니까, 당연히 모든 핵프로그램의 폐기절차에 대해서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 없어진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외교관계에서 두 국가를 차례대로 협상, 통제한 것이 아니라 주상대국인 미국과의 전략에서 정권의 성향이나 남한과의 관계를 보아가면서 전략을 바꾼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