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죽는 중이죠.

한 번 진지하게 그 원인을 써내려가 보겠습니다.

일단, 최근 들어서 재조명되고 있는 고구려 석묘 벽화에 관한 예시입니다.
장수왕릉 (장군총) 등등의 석실에 그려져있는 벽화를 말하는 겁니다.

그것에 관한 대대적인 재조명은 예전에도 있었겠었지만,
특히나 12년 정도 전에 아주 전국적으로 알려질 기회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거나, 아주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 아니시라면,
아마도 잘 모르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아! 고구려! –

라는 타이틀로 대구에서 시작했었던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전시관 내부에는 오회분 4호묘 의 석실 내부를 1:1 스케일로 재현한 모형이 전시되어있었지요.

아마도, 이게 전국적으로 한 번 정도 돌면서 전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에 관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간에, 조선일보에서 오회분 4호묘, 5호묘, 장천 1호분, 무용총, 각저총, 삼실총, 사신총, 장군총 등을 순회하며
조심스럽게 촬영해온 사진들과 취재해온 자료들로 전시회를 했었습니다.
– 물론, 이 과정에서 사용된 수단들에 관한 것은 이후 얘기 하겠습니다. –
– 현재 제가 그 당시 전시회에서 판매했었던 화보집을 지금까지 보존하고있어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

이전부터 지속되어온 능의 훼손은 이때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통탄할 일은, 중국정부에서 무작정 능을 봉인해버린 탓에,습기찬 석실에서는 벽화 자체가 부패하거나 훼손이 더 가속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벽화는 사실상 역사의 엄청난 유물입니다.
더욱이,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된 기법, 채색재료, 그리는 양식 등등…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려져있는 내용의 해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중국은 그것을 보존하려는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겁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행보가 명명백백히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년… 길어야 1~2년 후로 기억합니다만.
민간 단위에서의 사학자들이 중국에 남아있는 우리 문화재들의
발굴 및 보존 보호를 우리나라 정부에서 추진해주기를 건의했다고 들었습니다만,
빛도 한 번 못 보고 그대로 없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연구를 하겠다고 해봤자, 그 당시 정부는 경제 회생이라는 것 이외에는 관심도 없어서
과학 기술을 부흥시키면 나라가 살아난다고 외칠 때였습니다.

이공계를 살리자는 것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왜 그거 하나만을 봐야한다고 외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역사가들이 영어를 못 해서 논문발표 못 하는 줄 아십니까?
웃기는 소리입니다.

역사가들이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직접 쓰기가 까다롭습니다.

한 가지 웃기는 것을 가르쳐드릴까요?

이공계의 논문과 인문계의 논문은 내용 자체의 전개가 다릅니다.
그건 프로세스만을 증명해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공계의 논문은 대부분 직관적인 문장 배치와 직선적인 내용으로 구성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역사 논문은 글의 수준 자체가 차원을 달리합니다.
특히나 국제 학회에 발표할 내용은 더더욱 그 차원을 달리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역사논문에 관한 논문의 국제 학회 제출을 위해서는,
영어 전공자와 역사 관련 전공자와의 복수연계를 통해서 논문을 작성합니다.

물론, 기존 헤게모니에 부합하고, 기존 이론을 살짝 보수하는 정도라고 한다면 적당히 쓰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외쳐야할 내용들은 여차하면 현재 세계사에서 인정되고있는
동양사를 한 판 뒤집어 엎어야할 내용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런 내용을 생각하시는 것처럼 쓰면 이후 내용의 공신력을 의심받게됩니다.

문장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국제 학회에서 받아들여질지 말지가 결정될지도 모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현실이기에, 영어 전공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는데, 그럴 비용조차도 없는 것이 사학계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간단히 생각해볼때 발굴비 지원조차 제대로 안 되는 나라입니다.
눈에 띄는 것 이외에는 발굴 지원 같은 건 꿈도 못 꿉니다.

예전에 개봉되었었던 한반도라는 영화에서 조재현씨가 연기한 그 교수.
그 사람이 바로 우리나라 사학계의 현실이 맞습니다.

진실을 얘기하려면 시간강사 이상이 될 수 없고…
마음대로 발굴 지원도 얘기할 수가 없는 나라.

그게 우리나라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역사가를 탓하고 싶으십니까?

인문계도 살아나야 우리나라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아직도 혹자는 아직도 인문계 학과를 전부 통합해서 그 돈을 아껴서 과학 투자에 올인해야한다고 외칩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인문계는 고사합니다.
철학윤리과, 사학과, 문학 계열… 언어 계열…

그리고, 그 다음에는 문화로 완전히 지배당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황우석 교수가 몰락한 것은 우리나라에 인문계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철학 인문학을 전멸 시켜야 살아난다고.

그런 사람이 있는 한 우리나라에 역사가 부활할 날이 오는 건 더 늦어질 겁니다.
인문계는 결국 하나로 통하는 거니까요.

원래 모든 학문이 철학에서 시작했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