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도분 보세요!!!

별 얘기거리도 안되는글에 길게 답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잘알지도 못하면서 괜한짓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만 몇몇 오해나 혼동이 있으신것 같아

몇자 남깁니다

우선 한국사학계에 대해 품평할 위치는 못되지만 못된칼님이 지적하신

해방이후 한국사학회 연구수준과 방법론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제가 구축한 식민사학으로 부터의 탈피와 다음 연구 단

계로의 발전을 위한 사료 축적의 단계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

는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그와중에 이른바 민주화를 위한 투쟁 혹은

민족정신의 고취를 목표로 하는 민족주의 사학의 경향이나 군사정권의 이데올로

기를 위해 협력한 부끄러운 역사 해석도 존재하는것을 부인할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학 연구에 있어서 그성과가 다른분야에 비해 현저히 모자라는

것 역시 사실이죠 다만 이러한 정체현상이 전혀 무의미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

다 왜냐하면 한국사학은 일제식민지시기 그이전에 전통과 완전히 괴리된상태에서

일본에 의해 심어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이러

한 일종의 정체 혹은 침체는 없었던 뿌리를 위해 스스로를 비료로 만드는 시간이

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국사연구는 다른분야에 비해 훨씬 더 깊은 연구와

독창적인 사고에 틀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아무도 자신들의 역사를 대신해서 써주

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지난 50년간의 부끄럽고 멈칫멈칫했던 그리고 님이 보시

기에 별의미 없는 문제에 시간도 역사학계가 자기의 색을 가지기 위한 시간이

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순히 옹렬한 자기 변명이 아니라 실제로 이제

야 생활사나 경제사 혹은 국제교류사와 같은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가 조금

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명 더딘 움직임이긴 하지만 역사학계 스스로도 자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실증사학과 사료비판에 대해 많은 혼동이 있

으신것같아 제가 아는 한에서 말씀들이겠습니다

서울대의 이병도씨가 주장한 실증사학이란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서 그 범위가

과거 사실관계의 서술에서 멈춰야한다는 역사연구 형태를 말합니다 물론 이것은

역사가의 역활을 현실과 격리 시킴으로써 역사가가 의당 가져야할 사회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저역시 역사가란 단지 과거일만

을 되풀이 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한 그것과

사실에 기초한 역사 서술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가장 첫번째 단계는 그가 다룰 사료의 타당성 여

부를 밝히는 것입니다 이를 사료 비판이라고 합니다 실증사학의 한계는 역사연구

에 가장 기초단계인 이시점에서 연구를 종료해 버리는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역사 연구란 이렇게 사료비판이 끝난 토대위에서 자신의

시대의 요구와 개인적 소신속에서 균형잡힌 해석에 틀을 마련하는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가장 기본이 되어야할 사료비판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즉 검증되지 않거나 전혀 타당성이 없는 자료를 근거로 연구를 진행해 나간다면

그것은 더이상 역사라고 부를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연구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

기위해 계획된것이라면 그 결과물에서 역사연구라는 이름은 당연히 제거 되어야

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 왜곡이나 우리나라 여러 재야 학자들이 주장하는

고대사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것은 과거에

있었던 우리에 역사가 아니라 우리가 보고 싶은 일들을 몇몇 뼈대에 살을 붙여

만든 소설이라고 하는것이 옳습니다 비겁하게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아니면 목

적을 달성하기 위해 역사에 탈을 교묘히 이용하는것은 분명 잘못된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도 사실관계나 타당한 자료에 집착하는것이 오히려

역사학자에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맘에 들지 않다면 그 결과물에 역사

의 이름만 빼시면 되는것 아닙니까 왜 굳이 역사 교과서나 한국의진정한 고대사

와 같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덧붙이려는것인지 그 의도를 알면서도 솔직히 혐

오를 감출수 없습니다 사실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이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제부족한 생각으로는 그렇습니다 내용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