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보시오,,그총과 동일한 글록17을 보유한사격장관리인

강의실에 들어선 그는 “안녕, 잘 있었니(Hi, how are you)”라는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20초가량 짧은 순간에 탄창에 있던 15발의 실탄이 모두 발사됐다. 공포와 고통이 뒤섞인 아우성 속에서 그는 냉정하게 탄창을 갈아끼운 뒤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불과 1~2분 만에 강의실에 있던 15명 중 9명이 숨졌다. 이어 옆 강의실로 옮겨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20여 분 동안 발사된 100여 발의 탄환에 32명이 목숨을 잃고 29명이 다쳤다.”

서부 활극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 실제로 어떻게 가능했을까. 본지는 총기 전문가 김동환(46) 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과 롯데월드 실탄사격장의 이승욱(37) 관리과장에게서 당시의 상황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봤다. 롯데월드 사격장은 글록17 모델 권총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승희씨가 사용한 총들은 어떤 총인가.

“글록 9mm는 시리즈별로 17.18.19 세 종류가 있다. 18 모델의 경우 완전자동 기능이 있어 미국에서도 특수부대 등 일부에만 보급돼 있다. 이번 범죄에 사용된 19 모델과 17모델은 거의 흡사하다. 월서 22의 경우 구경이 작아 인명을 해치는 데 치명적이지 않다. 이번 사건의 인명 피해 규모를 볼 때 글록을 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권총으로 쐈을 때 5m만 떨어져도 맞히기 힘든데, 32명이나 사살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5m 앞에서 맞히기 힘들다는 것은 처음 총을 접한 ‘완전 초보’의 얘기다. 10~15m 앞에 있는 사람을 표적으로 쏘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피해자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기 때문에 맞히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조승희씨의 경우 적어도 초보 수준은 아니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기 때문에 사망자가 더 많아진 측면도 있다.”

-탄창을 얼마나 갈아끼웠을 거라고 보나.

“글록 19 모델은 15발이 들어가는 탄창을 사용한다. 글록을 주로 사용했다면 6~7개의 탄창을 사용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20분 만에 100여 발 정도 쐈는데 일반인도 가능한가.

“반자동은 장전한 채 방아쇠만 당기면 총알이 나간다. 15발 쏘는 데 반자동이면 1분도 안 걸린다. 탄창을 갈아 끼우는 것도 쉽다. 총알이 다 발사되면 총열 뒷부분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이때 새 탄창을 끼우고 손잡이 옆의 버튼을 누르면 다시 장전된다. 20분에 100발 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숙련된 경우 3초에 10발을 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더라도 총신이 가열돼 뜨거울 텐데 계속 100여 발을 쏘는 것이 가능한가?

“총열이 뜨거워지는 것이지 손잡이 부분은 상관없다. 게다가 글록의 경우 손잡이 부분이 강화플라스틱으로 처리돼 있어 열전도율이 낮다. 총열의 열기를 느끼지 못한다. 글록이 권총 브랜드로 유명해진 데는 이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

-총알이 발사될 때 반발력이 클 텐데.

“글록 9mm가 애용되는 데는 상대적으로 반발력이 적다는 이유도 있다. 게다가 38구경 리볼버 권총의 총알에 비해 글록의 총알은 길이가 절반밖에 안 된다. 그만큼 총알에 포함되는 화약이 적다는 것이고, 반발력도 적다. 글록 시리즈 같은 탄창식은 한 손으로 총을 쐈을 경우 반발력에 의해 10도 정도 옆으로 빗겨서 30도로 튄다. 성인 남성이 두 손으로 잡았을 경우 5도 정도로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