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농업인의 날에 부쳐….


농사지을 땅이
없고
돈도
없어서
땅.땅.거리지도 못하고
입 다물고
하루 두끼
밥만 먹고
조용히
조용히
가을의 개천가에서
오고가는 바퀴소리만 세며
학교간 아이가 언제 오는지
고개를 빼고 기다리기만 한다.

그런 날은 지루해
너머 지루해
책장을 넘기거나 그림을 그려보지만
옆집 순이네
부부동반해서
채소걷어나가는 거 보면
가슴이 무거워져
허전한 생각에
마누라가 몹시나 그리워…

여름 붕어찌개는
참 좋았어..
박영감네 구멍가게
소주 들여놨나?
감이나 따러가봐?
있기나 있으까?
배추무값 올라서 돈 많이 벌겠네…
열이 오르나 배가 아프나
왜 이렇게 아무렇지가 않나몰라
일을 다녀야 될 껀데
당췌 안 붙여줘서
돈 버릴께미
지랄이네……….

고추 대추 이 것들은 얼마나 말랐는고?
곳감봐보자.
요거 맛 잘들었다.
가만 어디 엿이 있었는데…
울렁도 호박인가..
울렁도 호박엿이 어디 있었는데..
먼저 엿먹고..
다음에 곳감먹고…
다말랐나?
아따 추워지네..네시야?
데레비켜야지…
하……..
내일 어디서 일을 보나?
가만 빌린돈 버텀 받아야지..
괴기 좀 사야것네..

끝.

이상 농업인의 시였습니다.